자작 시(詩)

티 눈

중묵 2010. 8. 23. 15:34

티 눈 / 김성묵

맞지도 않은 고무신 속으로

솔가지 밟아 뚫고 들어온 상처 자리에

티눈이 박여 애를 먹인다.

민간요법 약을 바르고

하얗게 불어난 굳은살을 떼어 내고는

얼추 맞은 신발을 신었는데도

사라졌나 싶으면

발바닥 깊이 눌러 박여서 따끔거린다.

모질게 도려내지 못한 티눈 핵은

이내 새 살로 덮여 버리고

아내 등살에 깨끗이 발을 씻었는데도

가슴속은 꺼내어 씻지 못했음인지

생각할 때마다 따끔 그린다.

뿌리치지 못할 인연이라면

간직하고 살아야 할까 보다.

떼어 버릴 수 없는 인생의 각질 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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