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매날 때 박은 사진이 없다
기억에 없는 것일까?
정말 그런 것인가?
아무리 찾아보아도 졸업앨븜 말고는
함께 찍었거나 또는 내가 교복 입은 추억이 묻은 사진은 없다.
있어나 마나한 보리짝이라 그렇다고....
이래 봬도 중학교 들어갈 때는 장학생으로 들어 간기라요.
빗나가는 바람에 뺑고이 맡아서 하고,
만화방을 학교보다 더 많이 가느라고
공부는 진짜로 안 했기에 중학교 졸업할 때는 2십 몇등 쯤 했다.
막바지에 벼락공부를 했지만 진주 공고 기계과 쳐서 미끄러졌지.
(전기과는 점수가 충분했고)
2년 쉬다가 2주 공부하여 고등학교에 들어갔지.
고등학교는 학년 마다 1등 상장 받은 걸로 보아
대가리 속은 기본이 갖춰져 있고 내 보다 공부 못한 사람도 많았은기라~
아무튼 학창 시절에 고무신 신고, 보따리에 책 싸서 메고 다니고
바래진 교복에 키는 자라다가 말았고
생김새는 각설이 동생 닮았고
머리는 교련 선생이 가위로 교문앞에서 맡아서 깍아 주었지만,
나를 방어하는 수단이었고
남들이 낼 수 없는 나만의 메이크인 멋이었다.
일찍이 인생의 쓴맛을 알았고
풀어 놓은 망아지 처럼 제멋대로 자랐는데 눈에 가시였는지
3학년이 중학교 동기지만 못 잡아 묵어서 안달이더군.
싸움은 좀 하는 편이라서 학교안에서는 고개 숙여도
교문만 나가면 앙갚음을 하고 내일 학교에서 죽고.....
그 사람 이 세상에 없기도 하고
지금은 만나도 내가 모른척 하기도 하는데 인자는 나를 슬프게 하지 못하지.
그건 그렇고
내가 못 생겨서 사진 베릴까 봐서 그랬을까?
내하고 아무도 사진을 찍어주지 안했드란 말인가?
세월 지나도 까발릴 수 없는 비밀들, 의리있는 머슴아 였는데
가시나 그년들 은혜도 모르고 참 못뎃데이.
아마도 그들 눈에는 내가 안보였는기라 그랬겠지.
난, 지금도 좀 모지라는 데다가 혼자는 못 살 것 같아서 친구를 찾는데
지금 만나는 사람들은 그 때 좀 별나고 모지라는 사람들이다.끼리끼리 히히히....
지금 나를 버리지 않고 더불어서 어떻게 지내고 있냐가 중요한 것을 ...
자존심이 무슨 뭉디같이 얼어 죽을 소리고.
돈 많으면 밥 한끼 사주면 안되나.
또 내가 사 주면 안되고 국에 독 탓것나.
이리도 저리도 안되면 좌판기 커피 6백원이면 되는기라.
공부는 서열이 있었지만
잘 살고 못 살고는 오늘 저녁 자고 일어나 봐야 아는거데이.
지금 니 곁에 누가 있느냐가 중요한기라.
4천원짜리 설렁탕으로 외식을 하나 몇 십만원짜리나
배부르고 이빨 후비는 것은 같고,
막걸리나 양주나 취하는 것은 같은기라.
목욕탕에서 벗기는 때, 통시에서 버린 그거 구분 못하고 똑 같지요.
인자는 "우리 " 가 중요하며
지금, 당신이 우찌 살고 있느냐하는 마음의 가치가 행복을 좌우하는기라.
그래서 학창시절에 찍은 사진이 있나 싶어, 없는 줄 알면서도 뒤적거려 보는 기라.
그래서 그들을 못 잊어 보고 싶구.
그래서 그 때 기죽어서 못한 이야기를 지금은 들어주니 지끄려도 된다 아이가.
황혼 !!
내려가는 나이는 금방 간다더라.
학창시절 사진 찍어 놓지 못해 내 상판때기 모르더라도
인연은 이어면 되는기라.
전화도 하고,
얼굴만 봐도 좋은기라.
사실은 고향에 가도 찾아갈 때가 없더라~
파리 날리는 가계집 앞 파라솔 밑에도 좋고
인터넷 카페도 좋고,
전화도 좋고,
길거리도 좋고,
함께 모여 만나는 모임이면 더 조코.
소식 주고 받으며 살제이......
내 그들 하고 함께 박은 사진 없어서 가지고 있지 않으니
보고 싶어도 사진으로는 볼 수 없다.
그래서 더욱 더 보구싶포.
그 시절에 그 사진 한 장 찍기가 그리 힘들었는지
한이 되어
군대 첫 봉급으로 부모님과 애인한테 선물 보내고
입어 보지 못한(고등학교 때도) 칼 주름 서는 기지 바지 한 벌 사고,
녹음기 한 대 사고
카메라도 구입 했었지.
그 때가 1974년 1월, 36년 전이네요.
지금은 사진을 원 없이 찍고 있지만 정작 내 얼굴은 잘 박지 않아요.
내가 보면 키도 이만하면 됐고 오목조목 개성미 넘치게 잘 생겼는데
누구 나하고 사진 박을 사람 없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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