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
집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인 곳에 "우남지"가 있다. 생활권이 시내쪽이기에 칠곡쪽으로는 잘 가지를
않는데 4년전에 본 저수지 뚝에 핀 참나리가 기억에 남아 있어 갔다.
영어로는 타이거 릴리(tiger lily), 즉 호랑이 백합이라고 부른다.
꽃의 색과 무늬가 호랑이무늬와 비슷해서 생긴 이름일 것이다.
참나리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으며 꽃에서 열매를 맺지 못하고 밑 부분에 있는
주아가 땅에 떨어져 발아한다.
나리 종류는 개량한 원예종이 200여종이 넘고 이들 중 꽃이 크고 아름다운 나리를 참나리라고 한다.
나리꽃의 꽃말은 "순결, 깨끗한마음"인데 참나리는 진짜로 참 깨끗한 마음이란 뜻인가?
이름에 참자가 들어가는 참외, 참깨, 참꽃,참나무, 참새, 참나무 등등 대체로
사람과 친숙하고 유용하다.
"나리"란 자기보다 높은 상대방을 가르키는 말로" 나으리"에서 온 말이라면
참나리는 높임을 받을만한 으뜸꽃이라는 뜻일게다.
그런데 으뜸꽃이고 깨끗해야할 참사람나리들이어야 하건만 그렇지 않는 개나리들이 많다.
전설은 옛날에 한 마을에 아리따운 아가씨가 살았는데 행동거지가 아주 나쁜 고을 원님의
아들은 애비의 권세를 믿고 처녀를 강제로 갖고자 했으나 처녀는 끝내 순결을 지키고자
자결을 하고 말았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고 훗날 한송이 꽃이 피어
집에 가져와서 화단에 심었는데 그 꽃이 나리 꽃이다.
어릴 때 개울가나 산길가에 많이 피어 있었다. 씨앗을 따서 여학생 손바닥에 얹어 주면 무척 놀라곤
했다. 이 씨앗이 소 가분다리(소에 붙어 피를 빨아 먹는 진드기 종류) 닮았기 때문이다.
그 소녀들은 황순원의 "소나기" 의 여학생 처럼 자기 갈 길로 떠나고 없지만 기억을 떠올리며
참나리를 도시에서 보는 것은 어색하기에,
기억을 떠올릴 그곳 시골을 찾아가서 올해는 도도하게 핀 나리꽃을 볼 수 있을련지?
줄 쳐 놓은 뚝 길 아래에 무더기로 피어 있으니 눈여겨 보는 사람 없어 홀대받고 있다.
나리꽃은 한적한 곳에 몇그루 숨어 있지만 온 몸을 드러내어 피어 있는 꽃을 볼 때, 진짜 나리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베짱이 울음소리가 들리면 더욱 좋고..... 그런 곳이 나의 고향이다.
이런 사진은 담고 싶지 않지만 의자에 사람이 앉기를 기다린 이유는 뭘까?
땡볕에 한 시간 이상 기다려서겨우 호랑나비 한 마리 만났고 덕택에 팔목이 벌겋게 탔다.
열매도 맺지 못하면서 나비는 왜 불러 들였을까? 사진 찍으라고 불렀나 보다.
연꽃이나 수련은 오전에 피고 오후에는 꽃잎을 닫는다. 물이 탁해서 한낮에는 잉어가 주둥이를 수면위로 내 놓을 텐데
보지 못하고 겁 없는 비둘기로 대신했다.
저수지가 온통 연꽃과 수련 잎으로 덮혀 있는데 오전 오후를 구분 못한 꽃이 딱 두송이 있어 좀 떨어진 곳에서
담아 보았다. 툐요일(23)에 함양 상림숲 연꽃 단지에 사진 보다는 구경하기 위해 일정을 묶어 놓았다.
줄기 마디에서 솟은 방향으로 꽃이 피기에 한 방향으로 핀 여러송이를 찍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늘만 보면 여기는 도시가 아니었다.
하도 더워서 카메라로 선풍기 바람을 일으켜 보았다.
집에 가만 있는 것도 좋지만,
취미따라 더위와 정면 충돌로 돌파해 보는 것도
또 다른 흔하지 않는 피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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