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詩)

하도 흔해 무덤덤하게 보낼 회갑에 친구에게 보내는 축시

중묵 2011. 8. 10. 14:18

 

 

즐거워할 줄 알고 사랑을 아는 아름다운 당신이건만 갑장 모임도 없고 하도 흔해 그냥 무덤덤하게 보낼 회갑에 친구가 보내는 축시

 

 

회갑을 맞이한 친구에게 보내는 시

                                    글 : 김성묵

 

멀기도 하고 짧기도 한 인생 60년을  

어떻게 살아 왔냐고 묻는다면

대한민국 위해 운운 덮어두고 그저

나를 당당하게 사랑하면서

부끄럼 없이 잘 살아왔노라며

기쁘고 슬프고 아름다운 인생을

얼굴에 알뜰히 새긴 주름들로

역어 수놓은 흔적을 보여주면 되겠지요

내가 둘이가 될 수 없어 걸어 온 오직 한 길을

다시금 되돌아갈 수는 더욱 없는데

다독거려 위안을 하면서도 언뜻

다른 길이 있었다고 뒤돌아보겠지만요

인생은 한편의 연극과도 같은 것

당신은 맡은 역활을 훌륭히 연출 했습니다.

 

내가 가꾼 인생 자축하고 축복 받아 마땅하지만  

고희(古稀) 거쳐 백수(百壽)가 있고

인생은 언제나 오늘이 또 시작이니  

하도 많은 회갑연을 조용히 보내도 괜찮습니다

잘 늙어가는 것은 행복입니다

못 이룰 욕망 버리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세상살이의 진리는

흔한 잡초도 꽃으로 보면 고운 꽃이고

고운 꽃도 풀로 보면 꽃이 아니듯이

당신이 만든 인생을 소중하고 곱게 본다면

지금까지 살아 온 삶은 거름이 되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면서 살아가노라면

넘지 못할 걸림돌은 낮아 보여

비록 힘들고 괴로운 일 있을지라도

노년의 삶은 새롭고 풍족하게 펼쳐질 것입니다.

 

과거를 거울삼아 이제 철들어서

속 썩히고 측은했던 나를 동정하며

거짓말로만 좋아한 나를 사랑하고

방해꾼 득실대는 세상에 버티고 있음을 감사하며

평생을 함께해 온 든든한 아내와

부모 간섭 없이 세상살이 제 몫 다하는 자식

못 다한 자식 사랑을 대신 베풀 손자손녀 재롱에

인생은 60부터라는 새로운 삶에

친구들 곁에 있어 더불어 함께 늙어 가고

인정 못할 할아버지 예우를 겸허하게 수용하며  

볼록 나온 배 허리띠 줄이려고 애쓰고

고운 미소로 얼굴을 책임지며

고요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나를 다스리면서

나뭇잎 무성하지 않더라도 고목에 꽃을 피워 봅시다  

당신은 이 세상에 사랑 받기위해 태어난 사람

회갑에 축시 한 수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축하하며 인생은 60부터라니 이제 시작입니다.

 

2011. 8월

이 글을 회갑을 맞이한 당신에게 드립니다.

'자작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불화음  (0) 2012.01.22
당신 아프거나 늙지 마소  (0) 2011.12.01
인생 포샆  (0) 2011.03.18
무명전사(無名戰士)이야기  (0) 2010.10.25
자화상  (0) 2010.10.25